일상다반사
(노스포)흑백요리사 결승까지 보고 정리해본 개인 후기
(노스포)흑백요리사 결승까지 보고 정리해본 개인 후기

개인적으로는 시즌 초반만 놓고 보면 살짝 아쉬움이 남았던 것도 사실이에요.
시즌1이 워낙 완성도가 높고 화제성도 컸다 보니, 시즌2는 자연스럽게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고요.
백종원 관련 이슈도 그렇고, 초반에는 “이번 시즌은 힘이 좀 빠진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솔직한 감상입니다.
전반적으로 주목도나 긴장감이 예전만 못하다고 느낀 순간들도 있었고요.
그런데 그 인상이 막판에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결승으로 갈수록 두 후보의 경쟁 구도가 굉장히 흥미로워졌고,
단순히 누가 요리를 더 잘하느냐를 넘어서 각자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시간을 살아왔는지가 음식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더라고요.
특히 마지막 우승자의 요리는 ‘잘 만든 요리’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인생과 요리에 대한 태도를 담은 이야기처럼 느껴졌어요.
그 서사가 과하지도, 억지스럽지도 않아서 더 울림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굉장히 감동적으로 다가왔고,
솔직히 말하면 마지막 에피소드 하나만 봐도 이 시즌을 본 보람이 충분하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요괴 캐릭터를 처음부터 좋아하진 않았고,
오히려 손종원 셰프 쪽에 마음이 더 갔던 사람인데요.
그렇다고 해서 파이널에서 요괴가 보여준 요리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아요.
순대국이라는 선택 자체가 굉장히 영리했다고 생각했고,
단순한 ‘한식’이 아니라 자신의 캐릭터와 메시지를 담기에 딱 맞는 아이디어였다고 봅니다.
최강록의 서사가 워낙 짠해서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감정이 쏠릴 수밖에 없지만,
결국 이 프로그램이 감동만으로 평가하는 자리는 아니었겠죠.
요리의 창의성이나 완성도, 콘셉트의 명확함 같은 요소들이 더 크게 작용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요리괴물 이하성은 초반에는 다소 밉상처럼 보였던 것도 사실이에요.
말투나 표정 때문에 괜히 더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마지막 라운드에 와서 웃는 모습이 나오니까, 묘하게 분위기가 확 바뀌더라고요.
그동안 날 서 있던 인상이 사라지고, 의외로 순둥하고 선한 사람처럼 보이는 순간이 있었어요.
그런 변화까지 포함해서 생각해보면, 이 프로그램이 사람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데는 확실히 성공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흑백요리사는 이번 시즌도 결국 재미있게 마무리됐다고 봐요.
초반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후반부에서 제대로 힘을 준 느낌이었고,
앞으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또 어떤 스타 셰프들이 나올지 기대도 됩니다.
단순히 요리 잘하는 사람을 넘어서, 각자의 색깔과 이야기를 가진 인물들이 많이 탄생할 것 같아요.
그리고 최강록에 대해서도 한마디 덧붙이자면,
말투는 어눌해 보일 수 있는데 이상하게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람이에요.
말을 화려하게 하는 타입은 아닌데, 한마디 한마디에 생각이 담겨 있는 느낌이랄까요.
겉으로는 조용하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안에는 단단한 중심이 있는 외유내강형 사람처럼 보여서 더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서 더 묘하고, 오래 기억에 남는 참가자였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