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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친구 누나랑 썸 타다 결혼했습니다
소꿉친구 누나랑 썸 타다 결혼했습니다

불알친구랑 같은 단지에 살았었는데 초중고를 다 같이 나옴.
친구에게는 연년생 누나가 있음.
친구는 빠른년생이고 누나도 빠른이라 누나 생년은 나랑 같고 친구는 91임.
친구랑은 허물없이 지내서 놀러 오면 밥 먹고 가는 건 당연하고, 친구 부모님도 아들처럼 잘해주셨고 우리 집에서도 친구한테 잘해줬음.
방학 때마다 우리 시골 할머니댁 같이 가서 1주일씩 놀고 완전 찐친임.
누나도 초중고 같이 다녀서 친구랑 놀면서 누나랑도 자주 놀았음.
초등학교 땐 잘 지냈고 중학교 땐 사춘기 오고 서먹했다가 고등학교 때는 다시 잘 지냄.
고등학교 때는 인터랙트라는 봉사동아리를 했는데 누나도 같은 동아리였음.
누나 덕분에 선배들 눈에 들어서 2학년 때 회장 맡음.
우리 동아리는 만 원씩 걷어서 졸업할 때 도장 만들어 주거든. 아직도 집에 가지고 있음.
친구 누나가 나름 친해도 거리가 있는 관계잖아?
먼저 연락해서 놀기보단 친구랑 놀다 상황이 돼서 같이 노는 거지. 성인 돼서도 항상 어느 정도 거리는 있는 관계였음.
누나 남친 있는 건 친구 통해서 듣고 해서 다 알았고,
나도 여친 사귀고 스쳐 지나가면서 누나가 내 여친도 보고 건너건너 서로 상대의 연애사 정도는 다 알아서 이성 관계로 발전할 건덕지가 없었거든.
어느 정도 가까워졌던 계기가 졸업하고 회사 다닐 때였는데, 이별하고 나서 할 것도 없고 친구도 바쁘니까 자주 보기가 힘들고 그러니까 할 게 없어 동네 수영장을 다녔음. 수영장 다니는데 누나도 같이 거기 다니더라고.
자유수영 끊어서 다녔는데 항상 같은 시간에 누나 있어서 평일에 같은 시간에 마주치면서 옆 레인에서 수영하고 그러면서 얘기도 하고 끝나고 집에 같이 갔지.
친구한테 너네 누나랑 같은 수영장 다닌다니까 이 새낀 수영 다니는 줄도 모르더라.
3달 정도 다니면서 같이 수영했는데 누나는 수영 꽤 잘했음. 난 몸에 힘이 들어가서 왕복 두 번만 해도 힘들어서 쉬고 그랬는데 누난 왔다 갔다 여유롭게 잘하더라고. 가끔 누가 빨리 들어오나 내기도 하고 별다를 거 없이 거리 유지하며 지냄.
그러다 누나가 한 일주일 수영 안 나왔는데 끝났나 싶다가, 끝났으면 얘기라도 했을 텐데 뭔 일인가 해서 전화했는데 목소리가 갔음.
쉰 것 같아서 뭔 일 있냐고 어디 아프냐 물어봤더니 머뭇거리다 헤어졌다고 그래서 아…
괜히 물어봤다.
음 어쩌지, 뭐라 말해야 하나 수습하기도 그래서
위로한답시고 아 그렇냐고, 이별한 사람들끼리 그럼 맛있는 거나 먹을까 물어보니
안 나올 줄 알았는데 그냥 나오더라고?
만나서 얘기 들어주고 맞장구 쳐주다 술 얼마 먹지도 않았는데 꽐라돼서 괜찮냐니까 갑자기 나한테 안겨서 엉엉 울었음.
많이 당황스러웠거든. 괜히 전화해서 음…
그러다가 많이 힘든 거 같다고 집 가자 하고 집 데려다주는데 너무 비틀대니까 잡아주기도 애매하고 그게 더 힘들더라고.
힘들어서 엎어다가 데려다줬지.
아무리 여자라도 엎어서 걸으니까 땀 나고 힘들었음.
이때 친구한테 전화해서 데리고 가라 했어야 했는데… ㅋㅋ
다음 날 미안하다 연락 오더라고. 그래서 괜찮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갔는데
연락하다가 미안하다고 맛있는 거 사준다더라고.
사준다니까 약간 고민하다 그러자고, 맛있는 거 사달라 해서 또 만났지.
얘기하면서 누나가 그렇게 안 봤는데 은근 남자라고 그러면서, 만난 이후부터 연락이 계속 꾸준히 옴.
카톡 계속 주고받는데 대화가 끊기는 것도 아니고 쭉 이어지고,
그러면서 주말에 뭐 하냐 물어보고 하는 거 없다 하면 만나서 데이트는 아닌데 데이트하는 것처럼 영화 보고 카페 가고, 친구 누나가 아니라 썸 타는 관계로 발전함.
썸 타는 듯해도 친구 누나다 보니 조심스러운 게 있었거든. 사귀자 이런 말을 하기 어려웠음.
몇 달 만나다 보니 누나가 우리 생각보다 잘 맞는 거 같다고 어떠냐는 식으로 떠보더라.
나도 맘 생겨서 갈등하고 있었는데…
친구 생각하니까 이게 맞나 싶더라고.
친구한테 누나랑 저녁 먹고 영화 보고 그런 거 일절 얘기 안 했거든.
친구 얘기하면서 마음이 있는데 친구 때문에 걸리는 게 있다고 그러니까, 아 걔는 신경 쓰지 말라고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말라더라.
아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말하는 게 나을 거 같아서
일단 비밀로 하고 사귀는 걸로 합의 봄.

비밀 연애 시작하니까 좋긴 하더라고. 몰랐던 여성스러운 모습들도 알게 됨.
연애하면 둘 사이에 느껴지는 달달구리한 사랑이 느껴지잖아.
만나면서 사랑스러운 면을 보게 되고 점점 사랑스러운 모습이 눈에 들어오더라고.
다니면서 팔짱 끼면 온 신경이 팔에 가게 되고,
손 잡으면 손끝에서 찌릿하면서도 간질간질거리는 전형적인 연애 초기의 살랑살랑함이 느껴졌음.
호칭도 둘이 있을 땐 여보라고 하고 더 이상 누나라고 안 부름.
계속 만나면서 친구한테 말은 안 해서 속이고 있다는 약간의 죄책감이 있기도 하고, 한편으론 몰래 만나니 재미가 있기도 했음.
만난 지 백일 넘으니까 마음이 계속 불편해서 이제 그만 친구한테 말하기로 했음.
친구 불러서 둘이 있을 때 말하려고 했거든.
근데 또 쉽사리 말하기가 어려울 거 같아서 부르면 나오라고 얘기해 둠.
친구 만나서 말하려니 입에서 말이 안 나와서 야 너네 누나 좀 부르라고 그랬더니, 할 말 있다면서 누나는 왜 부르냐 그러더라.
아 씨, 부르라면 좀 부르지. 내가 전화해서 오라고 하니까 금방 오더라고.
와서 내 옆에 앉으니까 친구가 뭐지 이 상황은, 그런 눈빛이었음.
놀라지 말고 잘 들으라고 우리 사귄 지 백일 넘었다니까 표정이…
거의 뭐 얼빠져서 이것들이 지금 뭘 한다고 이런 표정이었음.
속이려던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만나면서 사귀게 되었다고 어떻게 만났는지 얘기해 주니까
친구가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냐고, 만나기 전에 말이라도 했어야지 배신감 든다고 그래서
누나도 어떻게 내 친구랑 그럴 수 있냐고 궁시렁궁시렁거리면서
이게 현실인가 싶은 그런 표정이었음.
그러고 나와서 친구가 야 인간적으로 너 한 대만 맞으라고 팔뚝을 주먹으로 퍽 때렸는데
대비 안 하고 맞아서 넘 아프더라. 여친이 미친 새끼라고 왜 때리냐고 막 뭐라 하고.
뭔가 배신감도 들고 누나랑 사귄다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그런 건지
한 대 맞아주고 변함없이 계속 친하게 지냄.
친구는 가끔씩 술 마시면 너 어떻게 우리 누나랑… 그러냐고 뭐라 하긴 함.
엄마도 만나는 사람 없냐 물어보면 선뜻 먼저 말하기 어려워서 얼버무리면서 넘어가고 그랬거든.
그러다가 만난 지 1년 넘고 여친 있는 티가 계속 나고 하니 사실 여자친구 있는데 여자친구가 친구 누나라고 얘기하니까 엄마도 표정이… 좀 그렇긴 했음.
엄마도 친구 부모님이랑 누나 다 알고 있으니까 좀 난처한 입장이었던 거 같고, 혹시라도 사귀다 헤어지면 불편해지니까 걱정된다 하시더라고.
나도 그런 고민 안 하고 만난 것도 아니고 계속 만나 보니까 좋다고, 만나면 만날수록 깊어지는 거 같다고 그랬거든.
말해서 부모님도 다 알게 되었고 친구네 부모님은 아직 모르시는 상태였음.
그러다가 나중에 지나가면서 우리 손잡고 다니는 거 보게 돼서 알게 되심.
어쩌다가 너네들이 사귀게 되었나 궁금해하시기도 하고 우리 엄마랑 비슷한 걱정 하셨다더라고.
4년 만나고 나니 결혼할 나이 다가오고 여친이랑 결혼 얘기하다가 결혼하고 싶더라고.
만나면서 같이 있으면 좋고 할 거면 빨리 하는 게 낫지 않나 싶어서 둘이 결혼하기로 하고 각자 집에다 일단 말은 꺼냈음.
결혼하고 싶다니까 반대 같은 건 없으셨고 엄마들끼리 연락하고 그러더니 상견례도 잡히고 쭉 진행돼서 결혼까지 무난하게 쭉 감.
결혼한다고 청첩장 돌리니까 고등학교 동창들은 다 진짜냐는 반응이 제일 많더라.
친구가 그럼 처남 되는 거냐고 뭐라 부르냐고 궁금해하고, 평소에는 매형이라고 말 안 하는데 돈 낼 일 있으면 매형이라더라고? ㅋㅋ
결혼하고 나서도 친구랑은 변함없이 잘 지내고, 장인장모님도 어려서부터 엄마, 어머니, 아부지 그러면서 친구네서 밥 먹고 그랬으니까 불편한 거 전혀 없고 호칭도 그냥 변함없이 엄마, 어머니 그러면서 어렸을 때처럼 살갑게 함.
장모님도 사위가 들어온 게 아니라 아들 하나 생긴 거 같다고, 모이면 여전히 어린 시절처럼 셋이서 노니까 그런 거 같음.
19년도에 첫째 태어나고 코로나 터지기 전 친구도 결혼했음.
우리도 애기 생기고 친구도 결혼하니 모이면 더 시끌벅적해지니 모일 때마다 즐거웠음.
친구도 조카 귀엽다고 예뻐하고 애기 크면서 삼촌 하면서 따라다니는 게 귀엽고 그렇잖아.
22년도에는 우리도 둘째 생기고 친구도 애기 태어나서 공동 육아하고 그러면서 도울 거 돕고 잘 지냄.
친구가 가족이 되니까 가끔은 좀 그럴 때가 있는데 좋은 게 더 많음. 같이 놀러도 다니고, 둘이 작당해서 위스키도 비싼 거 사서 같이 먹기도 하고 서로 매형 처남 핑계 대면서 놀 거리 만들어서 어렸을 때랑 똑같이 논다.
그럴 때마다 와이프가 둘이 싸잡아서 뭐라 하고, 뭐라 해도 집에서 크게 눈치가 안 보이는 게 자기 동생이랑 논다는데 계속 뭐라 하기도 그렇잖아.
한 집안에 와이프랑 친구가 있으니까 이런 게 좋은 거 같음?
친구 누나랑 결혼한 얘기 여기까지만 하겠음.
살기 나름이긴 하지만 친구랑 가족 되니 좋은 점도 나름 많은 거 같음. 재미있기도 하고 이제 진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