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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벌려다 연봉 1억 2천… 25년째 공사판에 남은 이유
등록금 벌려다 연봉 1억 2천… 25년째 공사판에 남은 이유

처음엔 등록금 벌려고 잠깐 공사판에 발을 들였다가,
정신 차려 보니 25년째 현장에 서 있다.
공사장만 평생 한 것도 아니다.
일하다가 방향 틀어 학원 국어 주임, 무역회사 실장,
심지어 화장품 회사 공무과 과장까지 해봤다.
이력만 보면 꽤 번듯하다.
그런데 결국 다시 돌아온 곳이 공사판이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게 훨씬 낫더라.”
지금 받는 일당은 33만 원.
연봉으로 치면 세전 1억 2천 정도다.
대기업 다니는 직장인과 큰 차이 없는 수준이다.
특히 일용직 건설업은 일반 직장인에 비해
소득세 부담이 훨씬 적다는 점도 크다.
요즘 노가다 고용 시장을 가장 크게 흔드는 건
저출산·고학력 사회 구조다.
우리나라는 이 두 가지가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게다가 직업을 천하다, 귀하다로 나누는 선입견도
유난히 심한 나라다.
이 조합이 어떤 결과를 낳았느냐면,
예전엔 한국 사람들이 외국으로 노가다하러 나갔다면,
지금은 외국 사람들이 한국으로 노가다하러 들어오는 상황이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사회적 인식이나 체면 같은 걸 잠시 내려놓고 보면
지금 한국의 공사 현장 일자리는
해외에서 사람이 몰려올 정도로 조건이 괜찮은 곳이 많다는 얘기다.

직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서
“가족 생계를 위해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이것 하나만 놓고 보면,
노가다만큼
비교적 진입 장벽은 낮고, 수입은 확실한 직업도 많지 않다고 본다.
물론 전제가 있다.
이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으려면
남의 시선보다 자기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자존감,
그리고 일반 직업군보다 훨씬 성실함과 체력이 필요하다.
쉽게 말해, 체질이 맞아야 한다는 거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가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한 일을 하면서
하루 15만 원을 받는다는 건,
이 일을 제대로, 진지하게 파고들 사람에게는
다른 직업들보다
경쟁이 훨씬 수월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문제는 있다.
노가다 세계는
좋은 일자리 정보나 기술을 배우는 경로가 꽤 폐쇄적이다.
현장 사람들은 다들 열심히 일하지만,
자기 몸값을 어떻게 키울지에는
의외로 관심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심해야 할 게 있다.
아무 정보 없는 상태에서 유튜브 등으로 접하는
허위·과장 광고다.
“초보도 월 ○○ 벌어요.”
“이거 배우면 월 천 가능합니다.”
이런 말들 중 상당수는
정보 없는 초심자들을 끌어들여
인력 소개비, 학원비를 뜯어내기 위한 과장이다.
현실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그래서 늘 말한다.
노가다는 분명 기회가 있는 일이지만,
정보 없이 뛰어들면
기회가 아니라 착취가 될 수도 있다.
항상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