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추천

후배 여직원 월세 고민에 던진 농담 하나, 인생이 바뀌었다

Profile surisuri
lv.114
연애
조회 44 댓글 0 좋아요 0 2026.01.19

내가 대리 달고 정신 좀 차리기 시작하던 해였어.
그때 우리 회사에 23살짜리 신입이 들어왔는데, 말하자면 딱 사회 초년생의 정석 같은 애였지.
예쁘장하긴 한데, 그걸 본인만 모르는 타입.
그리고 나는… 펜스룰 철저한 인간이라 웬만하면 거리부터 재는 스타일이었고.

처음엔 파트는 같은데 조가 달라서 진짜 접점이 거의 없었어.
그러다 내 부사수가 영업으로 빠지면서, 하필이면 그 애가 내 부사수로 붙게 됐지.

문제는 그때부터였어.
회사에 꼭 있는 그 유형 있잖아.
“도와주는 척하면서 슬쩍슬쩍 말 붙이는 인간들.”
남자 직원 몇 명이 아주 노골적으로 치근덕대는데,
그 애는 거절을 못 해. 그냥 웃고, 네네 하면서 쩔쩔매고.

그 꼴이 영 보기 싫어서
“야, 일은 안 하고 왜 여기 서 있냐”
“업무 시간인데 잡담 좀 적당히 해라”
이런 식으로 몇 번 꼽을 줬거든.

고맙다는 말? 그런 거 없어.
그냥 나 보면 허리 90도로 인사만 박아.
속으로는
‘아… 저래서 사회생활 어쩌려고…’
하면서 혀를 찼지. 진짜 딱 그 정도였다.

그러다 회식이 있었어.
술 좀 들어가고, 분위기 풀리고, 그냥 잡담하다가
취미 얘기가 나왔는데…

“선배님 혹시 게임하세요?”
“응, 가끔.”
“무슨 게임이요?”
“…검은사막.”
“…어?”

거기서 둘이 동시에 멈췄다.
알고 보니 둘 다 검은사막 유저, 그것도 서버까지 같아.
이게 말이 되냐.

그날 이후로 묘하게 말이 트였어.


나이 차이는 꽤 났지만, 게임 얘기하니까 선후배고 뭐고 그냥 길드원 느낌이더라.
회사에선 일 얘기만 하고,
퇴근하면 “오늘 점검함?” “사냥터 어디 감?”
이런 대화만 오가는 사이가 됐지.

그래도 난 일부러 선을 지켰어.
괜히 꼰대 소리 들을까 봐,
먼저 카톡도 안 하고, 전화는 더더욱 안 하고.

그랬더니 어느 날 갑자기 그러더라.

“선배님은… 저랑 친해지고 싶지 않으세요?”

자기는 늘 먼저 연락하는데
내가 너무 거리 두는 것 같아서 좀 섭섭하대.

순간 식은땀 났지.
그래서 급하게 변명했어.

“아… 내가 서른 넘으니까,
만사가 귀찮아져서…
오는 톡에 답장하는 게 최선이야.”

대충 이런 식으로 둘러댔지.

그러다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연말에 부모님이 집 정리하고 상주로 귀농하신다는 거야.
그래서 자기도 원룸 알아보는데
월세가 너무 비싸서 고민이라고.

그때 내가…
진짜 아무 생각 없이
반 농담, 반 진심으로 한 말이 있는데.

“야, 나 집 방 세 개 남는데
니가 가정부 하면서 하나 쓸래?”

개드립이었어.
진짜로.

그랬더니
순간 애가 말을 멈추더니
귀까지 빨개지면서

“선배님… 진짜 그래도 돼요?”
이러는 거야.

그때부터 일이 묘하게 꼬였다.

.

.

.

.

.

.

.

.

.

.

.

.

.

.

.

.

.

.

.

.

.

.
정신 차려보니까 같이 살고 있더라.

그리고 지금은…
애가 둘이다.

그래서 말인데
니들, 후배 여직원이 월세 걱정한다고
함부로 드립 치지 마라.

si발…
쟤 또 배민으로 야식 시킨다…

…이번엔 치킨이네.

댓글 0개

i
로그인하시면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엄마가 수천 번 선을 그어준 이유, 말하지 못하던 아이가 처음 쓴 숫자 ‘2’
행복 ·
Profile
surisuri
· 26.09.24 · 15 0 0
요양원에서 마지막을 지켜보며 깨달은 것, 사람들은 죽기 전에 무엇을 후회할까
건강 ·
Profile
surisuri
· 26.09.14 · 21 0 0
엄마와 나 가난했던 어린 시절, 엄마를 떠나보내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
행복 ·
Profile
surisuri
· 26.08.07 · 64 0 0
데스 스트랜딩이 바꾼 우리 부부의 인생, 세상 밖으로 나온 아내의 첫걸음
사랑 ·
Profile
surisuri
· 26.06.27 · 78 0 0
목운동, 자주 하시나요? 3개월 실천 후 느낀 변화
건강 ·
Profile
surisuri
· 26.06.03 · 108 0 0
10년 만에 Xbox를 켰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다시 만났습니다.
슬픔 ·
Profile
surisuri
· 26.06.03 · 91 0 0
매년 30억 쓰고 젊어지려던 억만장자가 강조한 5가지
건강 ·
Profile
surisuri
· 26.05.26 · 108 0 0
위층 노부부가 집을 3300만 원에 팔겠다고 했다… 그들의 마지막 부탁
슬픔 ·
Profile
surisuri
· 26.04.26 · 211 0 0
한강 굿판 음식 먹던 소년, 월드컵 영웅이 되다 – 안정환 레전드 인생 이야기
자유 ·
Profile
surisuri
· 26.04.19 · 168 0 0
자영업 10년, 폐업 그리고 다시 시작…10년 장사의 끝에서 다시 시작하다
행복 ·
Profile
surisuri
· 26.04.15 · 155 0 0
사춘기 아이와 게임으로 매일 싸운다면? 부모가 먼저 알아야 할 양육 해법
일상 ·
Profile
surisuri
· 26.02.26 · 186 0 0
눈물을 마시는 새 — 한국 판타지의 정점이라 불리는 이유
취미 ·
Profile
surisuri
· 26.02.25 · 214 0 0
소꿉친구 누나랑 썸 타다 결혼했습니다
사랑 ·
Profile
surisuri
· 26.02.21 · 113 0 0
옆팀 과장님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직장 내 썸, 이거 고백해도 될까요?
사랑 ·
Profile
surisuri
· 26.02.20 · 149 0 0
오빠와 18살 차이나는 여동생의 성장기, 어느새 이렇게 컸다
행복 ·
Profile
surisuri
· 26.02.11 · 128 0 0
가난의 온도가 미지근하다는 걸 그때 알았다
행복 ·
Profile
surisuri
· 26.02.11 · 95 0 0
타게 엘란데르의 대화와 타협으로 만든 기적 - 스웨덴 복지국가의 탄생
인물 ·
Profile
surisuri
· 26.02.04 · 133 0 0
사물함 쪽지 하나로 시작된 인생 역전 로맨스
사랑 ·
Profile
surisuri
· 26.02.04 · 131 0 0
힘들 때 건넨 피자 한 조각, 7년 후 돌아온 진짜 보답
행복 ·
Profile
surisuri
· 26.02.01 · 140 0 0
중환자실에서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 사랑이 붙잡은 마지막 48시간
사랑 ·
Profile
surisuri
· 26.02.01 · 113 0 0
『나의 완벽한 장례식』 죽음을 이야기하는데 마음이 따뜻해진다.
일상 ·
Profile
surisuri
· 26.01.29 · 121 0 0
지금 시작하는 당신도, 전혀 늦지 않았습니다
시사 ·
Profile
surisuri
· 26.01.28 · 112 0 0
센스 있는 결혼식 주례사 예문… 요즘 결혼식 센스 있는 주례 멘트
사랑 ·
Profile
surisuri
· 26.01.27 · 98 0 0
심야버스에서 만난 낭만 아재, 아직 세상은 괜찮다고 느낀 순간
자유 ·
Profile
surisuri
· 26.01.26 · 129 0 0
공무원 시험을 그만두고 공사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일상 ·
Profile
surisuri
· 26.01.26 · 104 0 0
아버지와 처음 밤을 새운 날, 디아블로2가 남긴 어린 시절의 추억
추억 ·
Profile
surisuri
· 26.01.26 · 116 0 0
돌봄 사각지대에 있던 초등학생, 도서관 선생님이 건넨 100권의 책
감동 ·
Profile
surisuri
· 26.01.25 · 31 0 0
한국 AI 생태계 및 국가 주도 소버린 AI 이니셔티브 현황
지식 ·
Profile
surisuri
· 26.01.25 · 61 0 0
엄마를 떠나보낸 뒤 7년, 딸이 엄마에게 보내는 가장 늦은 편지
사랑 ·
Profile
surisuri
· 26.01.24 · 139 0 0
열심히 사는데 왜 나만 제자리일까? 청년들이 반드시 넘어서야 할 단 하나의 약점
시사 ·
Profile
surisuri
· 26.01.24 · 91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