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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시간 쓰리잡 뛰는 소년 가장, 구급대원의 꿈으로 다시 일어서다
하루 15시간 쓰리잡 뛰는 소년 가장, 구급대원의 꿈으로 다시 일어서다

전북 전주에 사는 이용일(18) 군은 또래보다 훨씬 이른 나이에 삶의 무게를 마주해야 했습니다.
파킨슨병과 암을 앓고 계신 할아버지, 교통사고 이후 뇌출혈과 지적장애를 겪게 된 아버지를 돌보는 일은 자연스럽게 그의 몫이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떠난 뒤, 그는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16살에 생계 현장으로 나섰습니다.
하루 15시간, 세 가지 일을 오가며 가족을 책임지는 소년가장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중학교 2학년 무렵부터 용일 군의 발걸음은 늘 바빴습니다.
음식점 서빙, 경비, 택배 배송, 선팅 업체, 편의점, 물류창고까지 가리지 않고 일했습니다.
잠은 계단에 쪼그려 앉아 잠깐 눈을 붙이는 것으로 대신했고,
끼니는 컵라면으로 때우는 날이 많았습니다.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길까”라는 마음속 울음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삼켜야 했습니다.
그러던 지난해 11월, 생계를 돕기 위해 배달 일을 하던 아버지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삶은 다시 한 번 깊은 어둠 속으로 내려앉았습니다.
그럼에도 세상은 완전히 등을 돌리지는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친구이자 선팅 업체를 운영하는 김남용 사장은 용일 군을 “항상 성실하고, 무엇이든 배우려는 눈빛이 아들처럼 마음에 남는 아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자동차 선팅 기술을 하나하나 알려주었고, 용일 군은 직원으로 일하며 가족을 지켜갈 수 있는 또 하나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은, 그에게 다시 숨을 고를 시간을 주었습니다.
용일 군에게는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어온 꿈이 있습니다.
위급한 순간에 사람을 살리는 구급대원입니다.
그는 구급대원을 “진짜 영웅”이라고 말합니다.
일이 끝난 밤, 잠을 줄여가며 공부한 끝에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2024학년도 원광보건대학교 응급구조학과 합격 통지서를 받아 들었습니다.
내년 봄, 그는 친구들보다 조금 이른 나이에 대학생이 됩니다.
“몸이 아무리 힘들어도 구급대원만 있으면 병원에 갈 수 있잖아요.”
그의 말에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다짐이 담겨 있습니다.
이 바닥에서 벗어나, 누군가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사람이 되겠다는 약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