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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같은 사랑 - 지금, 아주 행복합니다
운명 같은 사랑 - 지금, 아주 행복합니다

카페인이 부족해서 그냥 커피 한 잔 마시려고 들어간 카페였는데…
그날은 조금 달랐습니다.
카페에서 나가던 한 사람이 이상하게 눈에 들어왔거든요.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도 눈망울이 유난히 예뻤습니다.
순간
“아, 이거 그냥 지나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번호를 못 물어보면 평생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서 잠깐 망설이다가
결국 뒤따라 나갔습니다.
카페 앞 작은 공원 벤치에 그 사람이 앉아 있더라고요.
멀리서 한참을 보다 조심스럽게 다가가는데 일어나서 걷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다리를 안짱으로 말리며 조금 절뚝거리고 있더라고요.
‘아… 다쳤구나.’
그래도 용기를 내서 뒤에서 말을 걸었습니다.
이상한 사람은 아니고, 카페에서 마주쳤을 때 눈이 너무 예뻐서
이 마음을 말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고요.
조금만, 정말 조금만 알아가 보고 싶은데 실례가 아니라면 연락처를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카페에서 봤으면 자기 다리 저는 거 다 봤을 텐데 놀리는 거 아니냐며 울먹이더라고요.
그 순간 눈을 본 순간 모든 게 멈춘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리가 아픈 게 우리가 서로를 알아가는 데 무슨 문제가 되냐고.
마라톤 할 것도 아니고 전력질주할 것도 아니지 않냐고요.
혹시 제가 마음에 안 드는 게 아니라면 연락처를 받을 수 있겠냐고 다시 한 번 물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울음을 참던 그 사람이
조심스럽게 번호를 주더라고요. 그렇게 연락을 주고받다가
주말에 다시 그 카페에서 만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시간이 참 빨리 가더라고요.
어릴 적 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쳤는데
재활 치료를 제대로 못 했다고 했습니다.
그땐 괜찮다고 생각해서 그만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후유증처럼 남았다고요.
치료비도 부담됐고 그래서 그냥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접었다고 했습니다.
자존감도 많이 낮아진 상태에서 낯선 사람이 번호를 물으니 방어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요.
집에 데려다주던 날 주차장에 부모님이 나와 계셨습니다.
딸이 다치고 나서 처음으로 남자를 만나러 간다 하니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셨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인연은 이어졌고 2년을 만나
우리는 결혼했습니다.
저를 만나기 전엔 직장도 못 구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만
조금씩 하고 있었는데 재활 치료를 다시 해보자고 했고
아르바이트도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게 했습니다.
퇴근하면 아내 집에 가서 밤늦도록 다리를 주물러 주고
마사지 기계, 재활 용품도 챙기며 늦었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금은 말해주지 않으면 다리가 불편한 줄 아무도 모를 정도가 됐습니다.
아내는 늘 말합니다.
자기 인생을 바꿔준 사람이 저라고요.
장인·장모님도 저를 “우리 집 일등 사위”라고 불러 주십니다.
아내 휴대폰에 제 이름이 ‘내 인생의 은인’으로 저장돼 있는 걸 보고
괜히 마음이 찡해지더라고요.
그날 카페에서 용기 내서 한 걸음만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참 고운 사람을 만나
지금, 저는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