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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 트럭 앞에서 울게 된 이유, 어느 빵집 알바생의 이야기

Profile surisuri
lv.114
일상
조회 70 댓글 0 좋아요 0 2026.01.04

지독하게 가난한 집안에서 장녀로 자라 대학도 가지 못하고
공장에서 전전하다가, 그마저도 코로나 때문에 잘리게 되었습니다.
집 근처 빵집에 정말 사정사정해서 겨우 주 3일 일할 수 있게 되었고,
여러 문제로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고작 23년을 살아온 내 인생이 왜 이렇게 기구하고 힘든지,
한때는 부정적인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래도 일할 수 있게 해주신 사장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일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가게 밖에 참외 트럭이 서 있었습니다.
문을 열자 달콤한 참외 냄새가 퍼졌고,
‘울 엄마 참외 좋아하시는데… 갈 때 한 봉지 사 갈까?’ 하다가도
‘아니야, 빨리 집안 빚부터 갚아야지’ 하며 마음을 접었습니다.

엄마에게 참외 하나 마음 편히 사드리지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못나 보였고, 속으로 조금 슬퍼지고 있던 그때였습니다.

참외 사장님이 급하게 뛰어 들어오시더니 단팥빵 하나, 완두앙금빵 하나를 사서
매장 옆에 쭈그리고 앉아 급하게 입에 밀어 넣으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데 왜 그렇게 마음이 아팠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빠라는 존재도 모르고 컸는데,
왜 그 모습에서 아빠의 모습이 보였을까요.

‘우리 아빠도 만약 나랑 엄마, 동생들을 버리고 도망가지 않았다면
저렇게 힘들게 일하시지 않았을까…’

감히 남의 인생을 불쌍하다고 여겨도 되는 건가 싶어
자책하다가, 조용히 우유 하나를 제 카드로 결제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참외 사장님께 다가가 억지로 웃으며 말했습니다.

“우유 드시면서 천천히 드세요.”

사장님은 잠시 저를 빤히 바라보시더니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우유를 받으셨습니다.
괜히 부끄러워져서 후다닥 안으로 들어와
다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사장님이 다시 들어오시더니
예쁘게 생긴 참외 세 알을 주셨습니다.

제가 안 주셔도 괜찮다고 손사래를 치자
이렇게 말씀하시며 제 손에 쥐여주셨습니다.

“아가씨 또래의 딸이 있어요. 일하느라 고생 많죠. 우유 답례라고 생각하고 받아요.”

그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참외만 꼭 쥔 채 울었습니다.
사장님도 함께 눈시울을 붉히시며 돌아가셨습니다.

집에 갈 때쯤, 사장님이 다시 가게에 들르셔서
제게 한마디 하셨습니다.

“힘냅시다.”

그 한마디에 또 눈물이 펑펑 났습니다.

빛 갚느라 늘 여유 없이 바쁘게 살다 보니 제 자신은 항상 뒷전이었고,
이렇게 울어본 게 언제인지조차 기억나지 않아 더 슬펐습니다.

참외 한 개는 가게 사장님께 깎아드리고, 두 개는 집에 가져가 엄마와 동생과 함께
저녁으로 깎아 먹었습니다.

정말 달고 맛있었습니다.

엄마와 동생이 행복해하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그저 좋았습니다.

더 열심히 일해서, 더 잘돼서 엄마랑 동생을 꼭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외 사장님이 이 글을 보실 가능성은 낮겠지만,
부끄러워 제대로 감사 인사를 못 드려 죄송합니다.
사장님이 주신 참외 하나로
정말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참외, 정말 달았습니다.
정말 잘 먹었습니다.

언젠가,
먼 훗날
또 엄마랑 동생이랑 셋이 참외를 깎아 먹으며
이 글을 다시 읽고
“그땐 그랬지…” 하며
웃으며 추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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