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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힘든 삶, 누구보다 빠른 발… 심진석의 낭만 러닝
누구보다 힘든 삶, 누구보다 빠른 발… 심진석의 낭만 러닝

순박한 미소로 마라톤판을 뒤흔든 청년, 심진석
2025년 4월에 열린 여명마라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한 청년이 하프코스에서 1위를 차지한다.
제17회 여명808 국제마라톤대회 – 하프 1위
상금 500,000원
그의 이름은 심진석.
키 169cm, 몸무게 59kg.
1996년생, 만 29세.
하프 1위 기록은 1시간 11분.

마라톤은 보통 경험과 연차가 쌓여야 전성기가 오는 종목이다.
초보자가 갑자기 두각을 나타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온’(사실은 5년째 도전 중이었지만)
순박한 미소의 이 청년은 그 공식 자체를 깨버렸다.
아마추어 러너들 사이에서
“저 사람 누구야?”
라는 작은 충격이 퍼져 나갔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1위의 연속: 하프 → 풀코스
여명마라톤 하프 1위를 차지한 바로 다음 달,
2025년 5월 3일 열린 보성 녹차마라톤에 참가한 그는
이번엔 풀코스 1위를 거머쥔다.
기록은 2시간 31분.
아마추어 러너 기준으론 거의 비현실적인 속도였다.
그 후로는 거의 매주 열리는 전국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며
대부분의 대회에서 마스터즈 입상권, 혹은 1위를 휩쓸기 시작한다.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만든 '이상한 러닝 스타일'
그를 특별하게 만든 건 기록만이 아니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전력질주 수준의 오버페이스
카시오 시계 착용
양말 없이 맨발에 신발만 신고 풀코스를 완주
(항상 그런 건 아니고, 귀찮거나 비가 오면 안 신는다고 한다…)
신발과 싱글렛도 모두 전마협에서 받은 기본 장비

어디선가 나타난 이 청년의 폭발적인 경기력에
전마협에서는 5000m 기록을 테스트해 보기로 했고,
그는 15분 45초라는 놀라운 기록을 찍어버린다.
관심이 높아지자 유튜브 채널도 개설됐다.
낭만러너 심진석 – 구독자 2.46만 명
그리고 여기서 그의 진짜 현실이 공개된다.

‘낭만’이라는 별명 뒤에 숨겨진 이야기
그는 병든 부모님과 장애가 있는 형을 부양하기 위해
건설현장의 비계공으로 일하고 있다.
하루 종일 몸을 혹사하는 현장직이다 보니
평일에 따로 훈련할 시간도 없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방법은 단 하나.
출퇴근을 훈련으로 만들기.
새벽 4시 30분, 집에서 역까지 5km.
안전화 + 작업복 + 작업조끼 + 배낭.
이 모든 장비를 착용한 채 4분대 페이스로 달린다.
스마트워치도 없다.
PD가 “몇 분 페이스로 뛰세요?”라고 묻자
그는 단순하게 말한다.
“그런 건 계산하지 않고… 그냥 능력껏 뛰어요.”
지하철에서 내리면 현장까지 또 3.5km를 뛴다.
이렇게 하루 왕복 약 17km를
그는 ‘출근’이라는 이유 하나로 매일 달리고 있었다.
여기에 주말마다 마라톤 대회까지 더하면
그의 월간 총 마일리지는 600~700km.
영양 보충?
그런 건 따로 챙기지 않는다.
“힘든 일 하니까… 그냥 밥 많이 먹어요.”
퇴근 후에도 그는 바로 집에 가지 않는다.
훈련량이 부족하다며
언덕 왕복 10~20세트를 더 뛰고 나서야 집으로 향한다.
촬영하던 PD는 결국 다리가 풀려 따라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낭만러너’라 부른다
어눌한 말투
한때 빠져 있던 앞니(지금은 임플란트 완료)
숨길 수 없는 순수한 미소
힘겨운 가정환경
상상을 뛰어넘는 훈련 방식과 성실함
그의 모든 요소가 합쳐져
사람들은 그를 자연스럽게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
“낭만러너 심진석.”
이 이야기가 왜 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감동과 응원을 불러일으키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