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추천
편의점에서 시작된 첫사랑, 7년간의 비밀 통장 사연에 눈물 쏟았다
편의점에서 시작된 첫사랑, 7년간의 비밀 통장 사연에 눈물 쏟았다

난 24살에 전역하고 복학하기 전까진 공장에서 일했어.
그땐 퇴근하면 편의점에 들러 솔의눈을 마시며 담배 한 대 피우는 게 일상이었는데, 거기서 내가 진짜 첫눈에 반한 여자를 만났어.
내가 늘 상상만 하던 이상형... 그게 바로 지금 내 여자친구야.
혹여 부담을 줄까 싶어서 매번 비타500 1+1을 사서,
“아, 1+1이에요? 두 개는 필요 없는데, 하나 드세요~” 하면서 건넸지.ㅋㅋ
참 바보 같게도 그렇게 매일 줬는데, 일주일쯤 지나니까 여자친구가 웃으면서,
“아니ㅋㅋㅋ 이거 일부러 주는 거죠?” 하고 먼저 말을 걸어주더라.
그렇게 인연이 시작됐는데, 그때 여자친구는 고3이었어.
여자친구는 나보다 훨씬 더 힘든 가정에서 살아왔어.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집에 생활비를 보태긴 했지만, 그래도 잠깐의 여유나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은 있었거든.
근데 여자친구는 달랐어. 아버지와 단둘이 살면서 집안일도, 생활비도 모두 스스로 벌어야 했지. 그러니 친구조차 없더라.

늘 자기주장을 못 하고, 뭐만 하면
“오빠 말이 맞으니까~ 오빠 말대로 하자!”
“오빠가 좋으면 나도 좋아~”
이런 식으로 나에게 맞춰줬어. 그래서 늘 고맙고 미안했지.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여자친구는 세상에 혼자가 됐어.
그때부터 난 마음속으로 결심했어.
“내가 이 사람을 책임져야겠다.”
나도 열심히 살아서 학자금 대출은 다 갚았고, 서른 살에 모은 돈이 1억이야.
남들 보기엔 큰돈일지 몰라도, 결혼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돈이더라. 신혼집 하나 마련하기에도 벅차니까.
주변에서는 더 심하게 말했지.
“야, 뭐 하러 사서 고생해?”
“시간은 아깝지만, 너랑 비슷하게 돈 모은 사람 만나.”
“결혼은 현실이야. 사랑만으로는 안 돼.”
“돈 없는 애랑 결혼해서 뭐 하려고 인생 망치냐.”
“정 때문에 결혼하는 거면 하지 마라.”
그 말들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어.

근데 어제, 여자친구가 통장 하나를 보여주더라.
나중에 나한테 프로포즈하려고, 21살에 첫 취업을 시작하면서 매달 20만 원씩 저축한 통장이었어.
통장 이름은 “우리 오빠한테 시집갈 돈”.
그리고 입금자명은 매년 바뀌었어.
2018년엔 냉장고,
2019년엔 세탁기,
2020년엔 TV, 청소기,
2021년엔 침대.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작년 10월부터는 무려 매달 80만 원씩 넣어서 결혼자금으로 모으고 있었던 거야.
그걸 보고 정말 펑펑 울었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준비했을까...” 고마움과 미안함이 한꺼번에 밀려왔지.
여자친구는 말했어.
“나는 바라는 거 없어.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오빠랑 소소하게 살고 싶어.”
순간, 또 두려움이 몰려왔어.
내가 이 사람을 정말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내가 준비가 된 걸까?
혹시 나 때문에 또 불행해지는 건 아닐까?
하지만 이제는 확신해.
이 사람밖에 없어.
그리고 이 사람도 나랑 사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한다면, 한번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 내가 이 사람을 지켜낼 수 있도록… 제발 나한테 용기와 자신감을 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