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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선택이 살렸다, 쓰나미 속 모자의 극한 생존 스토리
순간의 선택이 살렸다, 쓰나미 속 모자의 극한 생존 스토리

10년 전, 쓰나미 직격 피해를 입은 일본 지역에 살고 계셨던 분의 사연입니다.
그날, 슈퍼에서 장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연자는 지진을 거의 느끼지 못했고,
“어? 왜 사람들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뛰쳐나가지?”
생각하고 있는데, 점원들이 “얼른 가게 밖으로 나가세요!” 하고 다급하게 외쳤습니다.
얼떨떨한 채 밖으로 나갔더니,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습니다.
3월인데 날씨가 이상하게 급변한 것이었죠.
“이상하다, 왜 이러지? 무슨 일이지?” 하며 주차해 둔 차로 가는데,
갑자기 근처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제 손 좀 잡아주세요…”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목소리만 들립니다.
두리번거려도 사람이 보이지 않아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헤드라이트를 켜니,
앞에 땅이 통째로 꺼진 듯한 거대한 구멍이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 틈 속에 아주머니 한 분이 빠져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아까 들었던 목소리였죠.
급히 끌어 올려 구해드린 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집은 2층 주택이었는데, 창문이 모두 깨지고 현관문이 찌그러져 반쯤 열린 상태였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밖에서 웅성거리고 있었고,
그제야 ‘아, 강아지를 두고 나왔지’ 하고 생각이 났습니다.
찢어진 현관문을 억지로 열고 강아지를 꺼내 차에 태웠습니다.
그때, 주민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물었습니다.
“○○ 엄마, ○○이는 학교에서 왔어요?”
그 순간 ‘맞다, 내 아들이 있었지’ 하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서둘러 아들이 다니는 학교로 갔지만, 도로가 꽉 막혀 앞으로 나갈 수 없었습니다.
공터에 차를 대충 세워두고, 전력으로 뛰어 학교로 갔습니다.
아들을 만나자마자 음식과 옷을 챙기러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까 그 자리에 있던 주민들이 여전히 모여 있었습니다.
그때, 한 사람이 다급하게 달려오며 소리쳤습니다.
“여기 있으면 안 돼요! 곧 쓰나미 옵니다! 어서 높은 곳으로 피하세요!”
하지만 나이든 주민들은
“어쩌지, 대피를 해야 하나…” 하며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사연자는 쓰나미가 정확히 뭔지도 몰랐지만,
‘여기 있으면 안 된다’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동네에 있는 큰 쇼핑센터로 가야겠다, 거긴 지대가 높으니까’ 하고 차를 몰았습니다.
달리던 중, 어느 순간부터 차량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SUV라 차가 조금 높았던 덕에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멀리서 새까만 ‘벽’ 같은 것이 밀려오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거대한 구름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그 위에 집과 차들이 떠밀려 오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저게 쓰나미구나’ 하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순식간에 앞으로 돌진하던 그 벽이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사연자는 앞뒤의 차를 들이받으며 비상 탈출로를 만들고,
길 건너편 오토바이 대리점으로 향했습니다.
대리점 직원이 열쇠 꾸러미를 들고 나와 비상구를 열며 외쳤습니다.
“이 문으로 나가면 논이 있습니다. 곧장 뛰면 학교예요! 어서 가세요!”
문을 열고 나가니, 논은 온통 진흙탕이었습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뻘이었죠.
강아지를 끈으로 조이는 가방에 넣어 들고,
아들의 손을 잡고 진흙탕을 건넜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미끄러져 무릎이 꺾였습니다.
“일어나! 일어나!” 하며 손을 잡아끌었지만,
아들이 갑자기 뒤를 돌아보고는 “엄마!!!” 하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 순간, 아이의 표정이 얼어붙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큰길에서 차들이 떠내려오고,
그 안의 사람들이 창문을 두드리며 살려달라고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그 장면에 넋이 나가 그대로 굳어버렸습니다.
쓰나미가 논 쪽으로도 밀려오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사연자는 이상하게도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아들 머리를 무릎에 묻히게 하고, 강아지가 든 가방 끈으로 서로의 손을 묶었습니다.
“시신이라도 같이 발견되길” 바랐던 겁니다.
“이제 엄청 아프고 추워질 거야. 절대 고개 들지 마. 엄마랑 약속.”
아들은 기계처럼 “어… 어…”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연자는 떠올렸습니다.
“맞다, 우리 모자는 달리기를 진짜 못하지…”
웃으며 얘기하니, 아들이 갑자기 외쳤습니다.
“그럼 뛰어!”
아이를 먼저 보내고 뒤따라갔지만, 힘이 다 빠져 발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누가 먼저 학교 도착하는지 내기하자!” 하며 아이를 달리게 했는데,
멀어지는 목소리에 아이가 뒤돌아보더니
“엄마! 쓰나미 오고 있어!” 하며 되돌아왔습니다.

순간, 본능적으로 아들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아슬아슬하게 학교로 대피했지만, 운동장까지 쓰나미가 덮쳤습니다.
사람과 차가 한데 뒤섞여 휩쓸려갔습니다.
그 광경을 보면서도 이상하게 아무 감정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저 ‘내일은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건, 처음 보았던 ‘새까만 벽’은 2차 쓰나미였습니다.
1차로 물이 밀려오고, 2차로는 진흙과 뻘이 섞여(물 20%, 흙 80%) 모든 것을 휩쓸어버렸던 겁니다.